목요일, 4월 19, 2007

Flat Form

ZDNet에 IT 평론가인 김국현씨가 쓴 좋은 글이 있는데 플랫폼이 어떤 의미인지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글인 것 같아, 한 부분을 발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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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IT 기업이나 불리고 싶은 말이 있다. 바로 '플랫폼'이란 말.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플랫폼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플랫폼 컴퍼니는 모두의 꿈이다. 누구에게 플랫폼은 운영체제였고, 누구에게는 API가 달린 검색 엔진이었고, 또 누구에게는 자바나 플래시와 같은 런타임이었다. 하부의 다양성을 자신 밑에 깔아 버리는 평평한 마당이 되어, 그 위에서 새로운 판을 벌이기를 바라는 것. 그 한 판 놀이에 엄청난 기회가 있음을 성공한 플랫폼 컴퍼니 들은 몸소 증명했고, 플랫폼은 그렇게 경제적 관념이 되었다. 따라서 이 업계에서 플랫폼이란 단어가, 자동으로 돌아 가는 불로소득의 메커니즘이라는 속물적 의미로 쓰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플랫폼은 '평평한 장소'라는 프랑스어에서 생겨난 단어다. '평평하다'는 말을 들으면 '세계는'이란 주어가 나도 모르게 떠오르는 요즈음, 여기에 '플랫폼으로서의 웹'이라는 작금의 화두를 더하면 플랫폼이란 결국 '평평한 이상계'라 풀이된다. 웹은 처음으로 평평한 이상계를 실현한 하나의 공간이라는 사실. 우리는 이 사실에 그렇게도 열광했다. 뿐만 아니다. 플랫폼에는 나만의 주장을 펼치기 위한 연단이라는 뜻도, 그리고 길 떠날 열차를 기다리며 까치발 하게 하던 그 승강장의 의미도 있으니 알고 보면 참 낭만적 단어다.

그런데 진작에 깔렸어야 할 플랫폼이 아직 제자리를 못 잡고 있는 곳이 있다. 그 곳은 의외로 무선의 세계. 무선이라는 동네는 전파라는 공공재에 의존하고 있기에 전파 면허라는 제도적 안도감, 그리고 대규모의 장치 설비 투자를 보전하기 위한 명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 폐쇄적 시스템은 있을지언정, 누구에게나 평평한, 누구나 올라 가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그리고 미래로 가는 열차에 누구나 올라탈 수 있는 승강장은 나타나지 못했다.

특히 한국의 무선 시장은 유별나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물리적 네트워크에서 문화적 콘텐트까지 완전 수직 통합된 초거대 사업자가 플랫폼을 자처하고 나서지만, 이 플랫폼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그 결정권자와 바늘구멍 같은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넓디 넓은 접견실에서 순서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들의 플랫폼은 그들의 소유였고 대체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플랫폼이 강요되는 시장이다. 그리고 그렇게 강요된 플랫폼은 어느새 하나의 감옥이 되어 버린다.

‘플랫폼으로서의 웹’에서 암시된 희망의 플랫폼이란, 플랫폼 담당자의 윤허 없이, 바꿔 말해 초월적 정리자의 허락 없이도 누구나 그 위에서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터전을 의미한다. 구글의 비상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도, 어도비의 야심도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니 그 것은 바로 그러한 평평한 터전, 열린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만인에게 조건이 아닌 기회가 되어야 한다. 플랫폼은 이 땅의 작은 날갯짓이 전 세계의 소용돌이를 일으킬 기회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무선 시장은 전 세계의 소용돌이로부터 자신의 날갯짓을 지킬 줄만 알았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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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은 여기에

화요일, 4월 10, 2007

미국 이야기 몇 가지..(1)

이제 미국에서 귀국해서 연구원에 복귀한 지도 약 2-3주 정도 되었다. 돌아오자 마자 집 정리, 차 구입, 전화, 인터넷, 기타 등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연구원에 복귀하니 분위기가 참 많이 바뀌었다. 첫 몇 일은 인사하느라 보내고.. (아직도 할 사람이 많이 남았네.. 생각해 보니.. -_-;;) 연구원에서 사람들을 만나니 대부분 하나도 안 변했네.. 혹은 미국 생활은 어땠어.. 라고 물어보는 데, 사실 미국에서 경험한 것 중 출장같은 단기간의 여행을 통해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도 많았다. 미국에서 경험한 일들을 잊어 버리기 전에 기록도 해 놓을 겸,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을 적어 본다.

1. 아이 학교

사실 미국에 가기 전까지 내가 그렇게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지 미처 몰랐다. 작년 3월 말에 미국의 Knoxville (낙스빌)에 도착하자 마자 아파트를 구한 후, "International School Office"가 있는지 알아 보았다. 출국 전에 알아본 바로는 미국은 대부분 우리나라의 "구" 정도 되는 "county"에 오피스가 있어서 해당 지역의 학교들을 총괄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알아보니 그런 오피스는 없고, 가장 가까운 학교에 그냥 가면 된다고 했다. 부랴부랴 관련 서류 (아이 신체검사 (physical checkup) 기록, 한국에서 가져간 예방 주사 기록표 등)을 준비해서 제출하고, 선생님 소개 받고, 딸 아이를 1학년 2학기에 입학시키고 나니 휴~ 하는 느낌이 들었다. Knoxville의 초등학교는 한 학년을 5월 중순/말 경에 마치고 다음 학년은 긴 여름 방학후에 9월에 시작한다. 그래서 딸 아이가 한국에서는 2학년을 마쳤지만 만 나이를 계산해서 1학년 2학기에 입학하게 되었고 학교 이름은 West Hills Elementary였다.

딸아이를 학교에 매일 데려다 주고 pickup하면서, 매일 숙제 (꽤 많았다.. ) 도와 주고 책 읽어주면서, 그리고 이런 저런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한 마디로 미국 초등학교와 우리 나라 초등학교는 "정말 다르다"라는 것이었는데, 사실 고백하건데 한국에서는 딸아이가 다녔던 초등학교에 거의 참여를 못 했기 때문에 "다른 점"은 상당 부분 집 사람이 느낀 점을 옮겨 적었다.

미국에서 솔직히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점 중 하나는 한국에서 거의 안하던 아이 돌보기를 내가 어느 정도 해야 했다는 것인데, 아침 7시 20분이면 아이를 태우고 학교로 출발, 약 15분쯤 운전해서 데려다 주고 나서 다시 파견지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 이하 ORNL)로 출발했다. 그리고 2시 20분 경에 다시 학교로 가서 아이를 pickup한 후 집에 갔다가 ORNL로 가거나 혹은 재택 근무를 했는데, 이게 처음에는 할 만 하더니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물론 이렇게 하면서 딸 아이와 훨씬 더 많이 가까와 졌고, 학교 주변 상황에 대해서 많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참 모든 일에는 trade-off가 있는 모양이다. 아침에 아이를 데려다 줄 때 한국과는 (일반적으로) 다른 점 하나가 있었으니, 선생님들이 직접 학교 앞에서 등교 지도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5학년 (미국은 5학년이 초등학교에서 제일 높다.) 학생들이 이른바 "police" 역할을 하여 도착한 차 문 열어 주기, 아이들이 교실로 제대로 가도록 지도하기 등등의 일을 한다는 것이다. 참 신선한 광경이었는데 겨울에 추울 때는 그런 아이들이 안쓰럽기도 했다. 아무튼 아침 마다 학교 선생님들과 손 인사 하고 (나는 차 안에서..) 경찰 학생들에게는 "Have a good day!"라는 인사를 듣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았다 . ^^

내가 있었던 곳이 미국의 한 지역일 뿐이고, 따라서 내가 경험한 일들이 미국의 모든 학교에 적용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West Hills Elementary에서 경험한 일들을 적을 뿐, 솔직히 바로 옆에 이웃한 학교 조차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른다. 아마도 비슷할 거라고 추측은 되지만..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 가족이 느낀 미국 초등학교의 다른 점을 한번 정리해 본다. 한 반의 학생 수가 적다거나.. 선생님이 친철하다거나.. 하는 일반 적인 것들이 빼기로 한다. 먼저 교실안의 책상 배치가 다르다. 우리나라의 (국공립) 초등학교는 아마도 거의 대부분, 반의 모든 책상들이 교단을 바라보는 자세로 정렬되어 있을 것이다. West Hills Elementary는 조금 다른데, 약 18-19명 3-4명 정도가 한 조가 되어 하나의 책상을 공유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처음 교실을 봤을때,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서로 돕는 습관이 자리 잡히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에게도 물어보니 비슷한 말을 했다. West Hills 같은 경우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미국 초등학교가 이럴 것 같은데~), 아이들이 서로 돕고 존중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가르쳤다. 우리나라 같으면 "뭐 이정도 가지고.. " 할만한 일들도 대부분 지적받았는데, 예를 들어 앞의 아이를 장난삼아 툭툭 친다거나 줄 서 있다가 조금 떠미는 일 들도 "걸리면" 부모에게 전달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생님이 이런 일들을 발견하면 아이들을 지도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부모에게 그런 것 까지 전달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미국은 달랐는데 처음에는 참 적응 안되는 일이었다. (우리 딸아이도 비슷한 장난하다가 지적받아서 선생님이 "노트"를 보낸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 왜 그런지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은 일부터 확실히 지적하고 고쳐나가니, 더 큰 싸움이 일어나지 않더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폭력이나 남을 귀찮게 하는 일 (작은 것 조차도)이 나쁘다는 것을 확실히 교육시킨다고 할까.. 아무튼 교내에서 아이들이 주먹다짐 하는 일은 정말 엄청나게 나쁜 일로 인식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이들의 다툼이 흔한 일이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미국의 교육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찌감치 서로 돕고 대화하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습관을 들이는 교육.. 이것이 사소한 일에도 "excuse me"하며 양해를 구하고 (상대적으로) 많이 양보하는 문화로 발전한 것은 아닐런지? 아무튼 이것이 정말 큰 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점심먹고 잠시 짬을 내어 적고 있었는데 이제 다시 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 몇 가지 쓰고 싶은 이야기가 더 있는데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만 정리 한다. 학교 이야기가 끝나면 아래의 내용을 틈틈히 적어보겠다. 쓰다보니 미국의 생활이 좀 그립기도 한데.. ^^ 기억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앞으로도 틈틈히 시간을 내야겠다.

-- 계속 적어보고 싶은 내용 --

2. 테네시주 운전면허증

3. 방사선 탐지기

4. 기타

- 미국 업무 분위기 (같이 일한 사람들, 출장 등..)
- 자동차 구입 & 팔기
- iPod & iTunes & Mac
- 가족 여행 (계획 잡기, 여러 가지 예약, 기타..)
- 쇼핑 (몰, 슈퍼 마켓, 대형 할인 마트 등)
- 음.. 몇 가지 더 있는 것 같은데 지금은 생각이 안남.. ㅋ

월요일, 4월 09, 2007

RSS와 Podcast

RSS는 무엇인가? RSS는 한 마디로 뉴스나 블로그 같은 웹의 콘텐츠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배포 (Syndication) 기술이다. RSSReally Simple Syndication 혹은 Rich Site Summary의 약자로, 특정 리더 프로그램 (구글 리더 등)을 통해서 XML 콘텐츠를 구독 (subscription)할 수 있게 해준다. 한마디로 RSS는 차세대 웹 (Web 2.0)상의 기본적인 소통의 방식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블로그의 RSS를 만들고 공개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RSS 주소를 긁어가서 콘텐츠를 구독할 수 있게 된다.

한편, Podcast는 애플의 iPod "방송 하다"의 의미인 Broadcasting의 합성어이다. 의미를 그대로 본다면 iPod을 위한 인터넷 방송 정도 될 것 같은데, 실제 메커니즘은 생각과는 약간 다르다. IPTV와 같이 특정 채널을 단말에 전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RSS와 같이 구독하는 방식이다. RSS가 텍스트 기반이라면 iPod는 멀티미디어 기반의 Web 2.0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podcast를 받기 위해서는 iTunes같은 전용 리더를 이용해서 RSS 피드와 같은 방식으로 구독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특정 싸이트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언제든 쉽게 받아 볼 수 있다. 물론 podcast.net과 같은 싸이트에서도 podcast를 이용할 수 있다.